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곧,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날 상황들을 미리 예견하며 카메라를 세팅하고 자기가 상상하는 순간을 기다린다는 얘기인 듯 싶다.
사진을 막 시작하던 즈음에 마이산 탑사 출사길에 나선적이 있다.
탑사 입구에서 판매하고 있는 탑사의 사진을 보고 나도 이렇게 찍어봐야지 욕심을 내는 건 당연지사.
좋은 위치를 골라가며 정신없이 찍은 사진들을 편집하고 나는 자괴감과 실망감에 빠지고 말았다.
내가 보아오던 탑사의 사진과는 너무 차이가 나는 그저 평범한 인증사진쯤이라고나 할까.
그도 그럴것이 내가 사진을 찍던 시간이 오후, 그리고 탑사가 바라보고 있는 쪽은 서쪽, 당연히 정면광이었으니 입체감이 없는 그저 평범한 사진일수 밖에.
ㅎ.........
사진가들이 가장 많이 사진을 찍는 시간은 아침 해뜨기 전,후 1시간. 해가 지기 전, 후 1시간이다.
그 시간의 빛이 가장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드라마틱한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진에 대한 명언들은 무수히 많다.
" 한발짝 더 다가서라 " " 삽시간의 황홀 " " 감동이 오기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 " 모두가 좋은 사진을 위하여 셔터를 끊는 순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변산 채석강 해변의 조그만 굴속에 들어가 내가 상상한 순간을 기다리며 얻어 낸 소중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