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사진작가 육명심

강춘권 2016. 1. 4. 10:08

사진작가 육명심은 민족의 기층을 이루는 시골무지렁이들을 통해서 그 현장을 찾아내고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해도 그의 사진기 앞에서는 이름없는 민초(民草)가 된다.

사회가 부여한 가면을 벗어 던진 맨 얼굴, 그것을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정직한 사진이라고 믿고있는 .........

{ 저자 최건수의 " 사진속으로의 여행 " 에서 옮김 }

 

육명심 작가는 " 한국의 예술가 "라는 연작 시리즈를 작업하면서 가장 흡족해 했던 사진은 서정주 시인의 인물사진이었다고한다,

이름을 알고 보지 않으면 시인은 그대로 시골 무지렁이다.

이 사진 하나로 문인사회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는데 후일 시조작가 김상옥이 훌륭한 대시인을 어떻게 무지렁이 시골노인으로 찍었느냐고 질책했을 때 육명심은 " 아 ! 그렇다면 내 사진은 성공했구나 ." 하고 무릎을 쳤다는 일화가 있다.

 

굳이 다른 사람의 저서를 통해 이 얘기를 꺼내 놓는 것은 앞의 작은 풍경들에서 밝혔듯이 아마와 프로의 차이를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해메고있는 나 이기에 그 의문을 찾기 위해 많은 서적들을 통해서 깨우침을 얻고자 하지만 그저 물음표만 남을 뿐이다.

어느 사진작가 교수가 제자들에게 작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충격적인 사진을 보여주면서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통해 그 이미지에 대해 평가해보라고 했더니 대개의 학생들이 그 이미지는 충격적인 화각이며,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을 거라고 답했다고 한다.그 이야기를 들은 교수가 그 사진은 지금 걷기 시작한 딸아이에게 카메라를 쥐어주고 아무것이나 찍게해서 나온 이미지라고 설명을 했더니 학생들은 하나같이 " 그러면 그렇지 " 라고 반응했다는 웃지못할 얘기가 있다.

 

많은 사진서적을 섭렵하면서 배운 한가지는 자기가 찍은 사진은 자기 자신이 분명하게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곧 찍고자 하는 피사체에 대해 느끼는 자기의 감정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촬영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래서 한 교수는 제자들에게 자기가 찍은 사진은 반드시 이러한 감정으로 담았노라고 꼭 메모를 하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모든 작품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다.

내가 애지중지하고 있는 작품이 다른 사람에게 감흥을 주지 못한다면 ......

 

결국 사진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아래 사진은 육명심 작가가 성공했다고 무릎을 쳤다는 서정주 시인의 인물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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