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망 록

인생무상

강춘권 2013. 7. 3. 11:42

 

 

누런 옷 한벌 곱게 차려 입으시고
몸에 딱 맞는 공간에 얌전하게 손 올려 놓으신체
그렇게 계셨었는데
한 줌 재이더라...........

온갖 시름을 다 갖고 계신 듯
그리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뇌하고
번민하시더니
이렇게 한 줌 재로 남는 것을...........

무슨 생각이 그리 많아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또 내일도
머리 싸 안고
질끈 눈을 감고 계셨을까,...

부귀와 영화도
호사와 고난도
슬픔과 즐거움도
잘남과 못남도
모두가 부질없었던 것을
그리도..............

옹삭한 걸음 걸으시며
힘들게 공들이신 아버님을 닮은
착하디 착한 씨앗들로 부터
부디
모든 짐 내려 놓으시고
새로운 세상에서
편안한 잠을 청하소서...........

- - -  신묘년 4월 4일 오후 4시 40분에 영면하신 장인어른 영전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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